2008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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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인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기도하는 일에 나도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 왜 사고가 났던, 어떻게 다쳤던, 얼마나 다쳤던 다 중요하지 않고 그냥 일어나주기만 하면 되는데. 잘 될거다. 잘 될거니까 마음으로라도 믿고 힘을 모아주면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 없었던 일처럼 지나갈거다. 자 잘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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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항상 비가 좋아서 마냥 좋아라 했었다. 오늘 그냥 엄마와 평소와 다름 없이 차를 타고 창 밖을 쳐다보고 있는데 비가 오길래 엄마가 와이퍼를 시켰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걸 보고, 와이퍼가 그걸 훔쳐내는 장면을 무심코 쳐다보다가 비가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마음 속으로 하고 있었다. 순간 화들짝 놀랐다. 중학교 2학년 때 걸스카우트 캠프를 갔는데 폭풍이 몰려와서 전체 캠프장의 텐트 절반 정도가 날아가고 야영 본부의 철근이 무너질 위험에 처해 우리는 급히 짐을 챙겨서 두 시간만에 인근 폐교로 피신을 갔을 때도 바람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맹세코 단 1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며칠 전 엄마와 저녁에 산책을 나가서 집에서 걸어서 삼십분은 족히 걸리는 곳에서 소나기를 만나 비를 피하고 무작정 기다리면서도 빨리 택시가 잡혔으면 했지 비가 그치기를 바란 적은 없었다. 근데 오늘은 창 밖 사람들이 비를 피하는 걸 보면서 우산이 없으면 고생을 많이 하겠구나. 금방 그칠 비도 아니고 장마기간인데, 눅눅하면 뭐든지 하기 힘들고 귀찮을거고 그냥 비 맞으면 감기 걸리기도 쉬울텐데. 비가 그만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는 비가 오면 무작정 좋았었는데 이제는 나도 철이 들고 있나보다.
오늘 서울에서 순천으로 내려오는 버스를 타면서 네시간 반 동안 한숨도 자지 않고 창 밖을 물그러미 쳐다보고만 있었다. 고유가 시대라서 가로등도 하나 건너서만 킬 것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고 고속버스 앞에 틀어져 있는 TV에는 대통령 특별 기자회견에 대한 말이 바삐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그냥 멍하니 창 밖만 쳐다보고 있었다. 핸드폰 플립을 습관처럼 계속 만지막 만지작 열었다 닫았다만 반복하고 있었나 보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너무 플립을 습관처럼 열고 닫아서 고삼 가을에 플립 연결 고리가 끊어지기까지 해놓고서. 액정이 깨졌는데 그냥 정이 든 핸드폰이라서 바꿀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렇게 익숙해지는 게 무서운가 보다. 엄마가 이제 12년은 족히 몬 아빠 소나타에 정이 들어 차를 아끼는 사람에게 주고 싶어하시는 것처럼 습관처럼 특정 행동이던 물건이던 사람이던 장소던 시간이던 뭐든지 익숙해지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플립을 열고 닫는 습관처럼 시계를 봤는데 한 시 반 쯤 됐었을 거다. 시계를 봐도봐도 바뀌는 건 없고 시간이 뒤로 돌아가지도 앞으로 더 빠르게 가지도 없고, 초심은 어느 때처럼 똑같이 흘러가는데 그냥 습관이라서 못 고치나보다.
# by | 2008/06/20 00:25 | 트랙백 | 덧글(2)


